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공급망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나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최근 반도체 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수입은 반도체산업이 성장하면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산업 업황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또 반도체 장비 수입의 77.5%를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높은 기술장벽, 독과점 구조 등으로 인해 반도체장비의 국산화 및 수입국 다변화를 짧은 시일 내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강상지 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로서는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칩4 동맹에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