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스타트업이라도 돈만 좇아선 발전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주최 데모데이에서 ‘미래 기업가치 창출의 핵심’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동남아판 우버’라고 불리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싱가포르 차량공유 플랫폼 ‘그랩’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랩 창업자인 앤서니 탄을 만나보니 이 분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교통약자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해 줄 것을 찾다가 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고 하더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사업의 아젠다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업 모델은 확장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본이나 기술, 인력 등 리소스를 구하는 데서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 일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거시적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소나기가 올 때 세차를 권하지 않듯 갖고 있는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잠시 기다려야 한다”며 “돈이 씨가 마르고 있는 상태에서 돈을 구하려고 하면 여러분의 가치를 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고, 현재 세상의 일부와는 이미 헤어질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경영이나 기술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 마켓(시장)도 더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말 이후엔 현재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