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국내외 철강 사업을 일원화하기 위한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과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진행하는 것처럼 사업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 POSCO홀딩스(005490)가 보유한 해외 철강사업 법인의 지분을 포스코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전날 3분기 경영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소유와 지배구조 일원화 측면에서 철강 관련 법인을 (포스코홀딩스에서) 포스코로 이관하면 효율적인 경영관리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현재 여러 기관의 평가나 계약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토가 끝나는 대로 (철강 사업을 포스코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부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뉴스1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가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컬러강판 업체 포스코스틸리온(058430)과 미얀마 포스코 C&C 등은 포스코 아래에 뒀으나, 대다수 해외 철강사업 법인은 포스코홀딩스 밑에 남았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인도 포스코 마하라슈트라(POSCO Maharashtra) 100%·장부가 7226억원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Krakatau POSCO) 70%·6334억원 ▲중국 장가항(Zhangjiagang) STS 58.6%·2조8385억원 등의 해외 철강사업 법인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철강 수요가 줄면서 사업 일원화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와 제품 판매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82.7% 줄어든 3970억원에 그쳤다. 해외 철강사업 법인도 현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가 제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0분의 1 수준(110억원)으로 급감했다.

장기적으로 봐도 철강 사업 일원화가 중요한 상황이다. 친환경·저탄소 철강 제품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련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업 법인의 조강(쇳물) 생산능력을 기존 510만톤(t)에서 2030년 2310만t까지 4배 넘게 끌어올릴 계획인데, 이 과정에 친환경·저탄소 철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설비 적용도 병행해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 출범 이후 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을 확대·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도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두 회사를 합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가스전 사업과 포스코에너지의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터미널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차전지 소재·원료 사업 구조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리튬·니켈부터 양·음극재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에 공을 들이고 있어 사업 효율성을 위한 추가적인 구조 개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