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동안 무분규를 이어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산발적인 노조 파업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성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인데, 회사 이익에 타격이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는 지난 7월부터 게릴라성 파업을 벌이고 있다. 민노총 산하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것보다 소폭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이 임금단체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노총 산하 노조는 지난 7월 5일부터 8일까지 전체조합원 24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2258명 중 2129명(94.3%)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후 1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

한국타이어 본사 사옥 모습./한국타이어 제공

특히 이들 노조는 파업이 이뤄지는 시간이나 공정, 인원을 통보하지 않고 게릴라성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 규모와 지속 시간을 예측하기 어려워 생산 차질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큰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에는 민노총 산하 노조(1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고무산업연맹 노조(2노조) 등 복수 노조가 설립돼 있는데, 한노총 산하 노조는 이미 임단협을 타결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게릴라성 파업이 시작되면서 생산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며 “민노총 산하 노조와도 임단협 타결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발적인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상당한 손실이 예상돼 한국타이어의 하반기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1962년 창립 이후 파업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무분규 기업이었다. 2014년 금속노조 지회가 탄생했지만, 한노총 노조가 1노조 지위를 계속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해 대규모 파업이 발생한 이후 민노총 산하 노조가 1노조로 올라섰다. 지난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발생한 전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자 타이어 대리점뿐 아니라 소비자의 불편도 커졌다. 한국타이어의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은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한국타이어 대신 금호타이어(073240) 제품을 교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