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관련 제재를 이어가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시행하면서 우리 태양광 기업에 유리한 대외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우리나라 태양광 셀·모듈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 : 통상적이지 않은 통상 Part 2′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쿼터(수량제한) 조치에 더해 올해부터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新疆) 지역 제조품과 부품을 사용한 제품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신장 지역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폴리실리콘(태양광 모듈의 원재료) 공급의 45%를 차지했다.
제재로 미국의 태양광 관련 품목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크게 줄고, 그 자리를 한국산과 동남아시아산이 대체했다.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셀 수입 비중은 2011년 42.6%에서 지난해 0.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산 태양광 셀은 1.9%에서 47.8%로, 동남아시아 4개국(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산 태양광 셀은 0.1%에서 45.4%로 성장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IRA 시행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IRA에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이 담겨, 미국 태양광 발전 설치 규모가 45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05GW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내 태양광 제조시설도 단위 생산당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IRA에 포함됐다.
미국이 다음달 말 발표 예정인 중국산 셀·모듈에 대한 우회 수출 조사 예비판정 결과에서, 우회 수출이 인정되면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을 통해 우회 수출한 것으로 결론 나면,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이 대만을 거쳐 우회수출한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의 대만산 셀·모듈 수입이 급감한 예가 있다.
다만 미국 내 태양광 설치·발전 기업들이 공급부족을 우려해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수입을 확대하길 바라고 있어, 무역협회는 동남아산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IRA 내 세제 혜택으로 미국 태양광 산업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이를 기회로 삼아 우리 기업들이 미국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국내 태양광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