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5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Yet To Come in Busan)’을 열었다. 부산 서면 일대는 BTS 멤버들을 반기는 플래카드와, BTS의 상징인 보라색 조명으로 채워졌다. 공연이 열리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일대뿐만 아니라 실시간 생중계 무대가 설치된 부산항, 해운대 인근도 ‘아미(ARMY·BTS의 팬덤 이름)’들로 북적였다.
이날 공연을 앞두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몰에는 BTS의 부산 공연을 테마로 한 굿즈(기획상품) 팝업스토어가 지난 7일부터 조성됐는데,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는 매대 절반 이상이 비어있었다. BTS 관련 의류, 패션 소품, 팬시 상품과 부산에서만 선보이는 ‘시티 시그니처’ 상품 등 총 80여종의 굿즈가 준비됐으나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
본공연이 열리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은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연 티켓을 수령하기 위한 줄이 경기장 입구 계단까지 이어졌고, 각 출입구 앞은 입장을 대기 중인 인파와 굿즈를 사러 이동하는 인파들이 한 데 뒤섞여 줄을 지어 움직여야 했다.
오후 5시 57분, 공연 시작을 3분 앞두고 ‘옛 투 컴(Yet To Come)’ 뮤직비디오와 음악이 흘러나오자 5만여 관객들이 함성과 함께 응원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6시가 되자 공연 시작을 알리는 불꽃놀이와 함께 멤버들이 등장했다. ‘마이크 드롭(MIC Drop)’과 ‘달려라 방탄’, ‘런(RUN)’을 시작으로 ‘다이너마이트(Dynamite)’,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버터(Butter)’ 등 히트곡을 포함해 19곡을 불렀다.
특히 BTS는 멤버들의 고향을 노래한 ‘마이 시티(Ma City)’를 부르면서 ‘일산’을 ‘부산’으로 개사해 부르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했다. 멤버 지민은 “Welcome to my city(제 고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랜간만에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은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어선 채 함성을 지르며 공연을 즐겼다. 가장 최근 공연이었던 지난 3월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Seoul)’ 콘서트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공연장 내 함성이 금지됐다. 멤버들은 “오랜만의 함성 콘서트다. 반갑다”며 화답했다.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했지만 콘서트 열기를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 공연장 밖에서 출입구 틈새로 무대를 관람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 시민들은 공연장 밖 인도에 삼삼오오 모여 음악소리와 불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다만 공연이 시작한 지 10여분이 지날 때까지 스탠딩 좌석 관객 입장이 마무리되지 않아, 수백명의 관객들이 달려서 입장하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부산항과 해운대에서도 특설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부산항 야외주차장에 약 1만명, 해운대 해수욕장에 약 2000명이 몰렸다.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와 제페토, 네이버 나우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됐으며, JTBC와 일본 TBS 등 방송 채널에서도 방영됐다. 이날 공연은 위버스를 통해 229개 지역으로 무료 생중계됐고 시청 수는 4900만 회에 달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 가능한 이번 공연은 무료로 개최돼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의 장이 되는 동시에 부산과 대한민국의 문화를 널리 알려 부산엑스포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