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지난 9월 초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수해를 입은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여전히 상당수 업체들이 복구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업체들은 생산 차질로 수출 납기를 맞추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와 하천 '냉천' 범람으로 포항철강산업단지 입주업체 362곳 가운데 111곳이 피해를 봤다. 단지 전체의 전력 공급은 복구가 됐으나, 일부 업체는 여전히 설비를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영세한 업체는 생산 재개 시점조차 정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냉연공장에서 직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완제품 생산을 위해 포항제철소 압연공정(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공장들을 단계적으로 복구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달 말까지 복구하기로 했던 2전기강판공장은 생산을 시작했으나, 1냉연공장은 아직 시운전 중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압연공정 18개 공장 가운데 14개 공장은 연내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내년 1분기쯤 정상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004020) 포항공장 역시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철근과 H형강 등을 생산해왔다. 현대제철은 이달 중으로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아제강(306200) 포항공장은 정상화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세아제강 포항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강관(Steel Pipe) 생산시설이다. 지난달 말부터 평면 철판을 둥글게 만들어 강관으로 제작하는 조관 공정은 정상화했고, 후처리 설비 정비가 진행 중이다. 세아제강은 이달 내로 전 공정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동국제강(460860)은 지난달 16일부터, OCI(456040)는 지난달 19일부터 공장을 돌리고 있다.

설비 정상화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면서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출 납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철강협회 등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철강 수출 규모는 26억9000만달러(약 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1.1% 줄었다. 철강재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0년 12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국내 수요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조선 등 대기업은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영향이 적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은 사정이 다르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포항시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두고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경상북도는 포항시 태풍 피해기업의 인프라 복구와 시설·장비 구축,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은 관련 사업 내용을 검토한 뒤 산업위기대응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원 내용 등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진행해 이달 중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