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5년간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평균 23% 상승해 '적정가격'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내용의 '주택가격 거품여부 논란 및 평가'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한경연은 전국 200여개 아파트단지의 적정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은 38%, 경기 58%, 지방은 19% 이상이 과대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적정가격은 아파트의 전세가격에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연간 수익을 산출한 뒤, 다시 시장금리를 적용해 현재가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그러나 전세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으로 전세 가격이 시장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최장 4년간 5%로 묶이는 점을 고려하면 전월세 가격 대비 매매가격이 높아 집값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경연은 서울 강남·동남권은 현재 가격이 적정가치보다 40% 넘게 비싸다고 밝혔다. 서초구는 이 비율이 50%가 넘고, 경기지역은 평균 58%로 조사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상 주택 시장가격에 평균 10~15%의 거품이 존재해왔으나 40%에 근접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연은 또 "올해 들어 시세 이하로 거래된 급매 거래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거래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올해도 주택시장 및 임대차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매매시장 위축으로 실수요자의 갈증을 해소할만큼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 사례와 분석결과에 비춰볼 때 주택공급에 대한 시그널을 수요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면서 "주택시장의 혼란과 왜곡을 초래해 온 극단적인 주택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거나 완화해 주택시장 기능을 신속히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