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환율·임금 상승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1일 ‘기업 생산비용 증가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전 산업의 생산비용은 전년보다 8.7% 늘어나 2009년(10.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지난 10년(2011~2021년)간 전 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평균이 1.9%였던 것에 비춰보면 약 4.6배나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SGI는 “하반기에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임금 인상압력 역시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생산비용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직면한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전략적으로 연기 및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GI는 생산비용 증가율을 생산요소별로 기여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율(8.7%) 중 임금 인상이 3.2%포인트(p)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는 3.0%p, 환율은 2.5%p 기여했다.
산업별로 분석해보면,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전년동기대비 10.6% 증가해 서비스업(6.6%)을 능가했다. SGI는 “제조업은 생산 과정에서 수입 원자재를 많이 필요로 하므로 국제유가, 광물 가격, 환율 등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중에는 원유를 주원료로 하는 석유정제(28.8%), 화학(10.5%)과 구리, 알루미늄, 철광석 등 광물을 중간투입물로 사용하는 비금속(9.7%), 1차금속(8.2%), 금속(7.2%) 등에서 생산비용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생산 과정에서 수입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자재와 환율에 영향을 적게 받지만, 생산비용 중 인건비 부담이 높아 임금 인상에는 크게 반응한다. 특히 서비스업 중 지난해 IT 경기 및 주식시장 호황 영향으로 전문·과학·기술, 금융보험업 등에서 임금 상승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SGI는 “현재의 기업 생산비용 증가는 거시적 환경변화에 상당 부분 기인해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이 어렵다”며 “기업 내부적인 비용 절감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대응책으로 생산요소별 맞춤 대책, 생산성 향상 지원, 에너지가격 변화에 강한 산업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현재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둔화, 고금리에 원자재·환율·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충격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이러한 복합위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원가경쟁력 갖추기 위한 원가혁신 노력과 함께 미래에 대한 기회 포착, 혁신적 아이디어 도출 통해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