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의 두번째 북미 배터리 생산 공장 후보지로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삼성SDI 측과 만나 공장 건립을 타진하고 있다.

16일 배터리 업계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빅터 페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 및 고용창출 무역장관은 최근 삼성SDI 관계자들과 만나 배터리 공장 건립을 타진했다. 페델리 장관은 이번 회동에서 온타리오주가 배터리 투자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페델리 장관이 회담 결과가 긍정적이며 조만간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빅터 페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 및 고용창출 무역장관이 삼성SDI 관계자와 회동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빅터 페델리 트위터 캡쳐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발표하며 북미 진출을 본격화했다. 스텔란티스는 온타리오주 브램턴과 윈저에 내연기관차 공장을 운영 중인데, 이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생산하는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스텔란티스는 윈저 공장에 공급할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연간 생산력은 45기가와트시(GWh), 투자 규모는 약 5조원이다. 공장 가동은 2024년 상반기로 예정돼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공장 부지를 물색할 때도 페델리 장관이 유치에 적극 나섰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온타리오주에 배터리공장을 신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브램턴 공장에 공급할 배터리 합작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램턴 공장은 2024년 설비 교체를 시작해 2025년 재가동한다. 스텔란티스 입장에서도 협업 관계인 삼성SDI와 브램턴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내년 시행을 앞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SDI도 북미 공장 증설이 필수다. 법안에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3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조금 대상에는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도 포함됐다.

또 북미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부품과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쓴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온타리오주에는 니켈과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주요 광물들이 대량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타리오주 정부도 이 지역을 전기차 허브로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세제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캐나다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소재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보조금 혜택과 소재 확보, 스텔란티스와의 협업 확대 등을 고려하면 삼성SDI의 두번째 북미 공장 부지로 온타리오주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