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미니3 프로' 암(날개)을 펼치기 전 모습. 성인 남성 한 손에 쏙 들어온다. /부산=장우정 기자

중국 드론 업체 DJI의 ‘미니3 프로’는 무게가 249g으로 가벼워 별도 자격증 없이도 다룰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250g이 넘는 드론을 날리려면 자격증이 필요하다. 미니3 프로는 암(날개)을 펼치지 않으면 성인 남성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의 부피다. 여기에 배터리 3개와 컨트롤러까지 챙겨도 휴대하고 다니기에 큰 무리가 없다.

미니3 프로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부산에 상륙하기 전인 지난달 11~12일 이틀에 걸쳐 부산에서 날려봤다.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는 자격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국방부의 사전 촬영 허가가 필요하다.

미니3 프로는 해풍이 세게 부는 바닷가나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높은 빌딩 숲 사이를 비행했을 때도 신호가 거의 끊기지 않고 잘 잡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풍 경고가 뜨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호버링(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을 통해 고정된 영상같이 깔끔하게 촬영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4K(초고화질), 60fps(초당 60프레임)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미지 촬영은 4800만화소로 가능하다.

전작 ‘미니2′에는 장애물 감지 시스템이 하단에만 달려 있는데, 미니3 프로는 전·후방에도 감지 시스템을 추가해 안정성을 더했다. 드론은 시야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감지 시스템이 작동하면 나무나 건물 같은 장애물이 있을 때 알아서 멈춘다. 미니3 프로는 최대 18㎞까지 날 수 있어 부산 센텀시티 빌딩 숲을 한번에 촬영해볼 수 있었다.

30여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내려온 드론. /부산=장우정 기자

‘액티브 트랙 4.0′ 기능은 피사체를 전문적인 느낌으로 찍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기능은 피사체를 따라가거나, 특정 각도로 평행해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카메라 짐벌(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을 세로로 회전하면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요즘 뜨는 소셜미디어(SNS) 세로 영상을 손쉽게 찍을 수 있는 ‘트루 버티컬 모드’ 기능도 지원한다.

컨트롤러 자체에 5.5인치 모니터가 달려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따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를 연결하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다. 또 내장 모니터 밝기가 개선돼 햇빛이 쨍쨍한 날씨에도 모니터링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

배터리는 기존에 사용해 본 ‘매빅 프로2′나 ‘매빅 미니’ 등의 기종과 비교해 1.3배 정도 증가한 느낌이었다. DJI는 미니3 프로가 최대 34분(무풍 환경 기준) 비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사용감에 따라 실시간으로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해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체 메모리카드 삽입구를 캡으로 보호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관건은 ‘미니 같지 않은’ 가격이다. 기체 단품가격은 81만9000원, 내장형 디스플레이가 달린 컨트롤러까지 구입하면 113만원이다. SNS 업로드 등을 위해 꼭 구입해야 한다면,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연결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조작 용이성을 고려해 컨트롤러까지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