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기업 대동(000490)이 지난해 자회사 한국체인공업의 사명을 대동모빌리티로 변경하고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나섰다. 대동모빌리티는 그간 해오던 산업용 체인, 골프카트, 잔디깎이 등의 사업을 넘어 최근 배터리교환형(BSS) 전기이륜차를 선보였다. 현재 대구국가산업단지에 구축 중인 모빌리티 신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대동모빌리티는 전기이륜차 플랫폼 사업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LG에너지설루션과 손을 잡았다.
대동모빌리티의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감병우 상무는 "서울시가 2025년까지 배달 전용 이륜차 3만5000대를 전부 전기이륜차로 바꾸겠다고 선포했고 해외에서도 기후위기 등으로 전기이륜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논의 단계에 있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감 상무를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농기계 분야 국내 1위 기업이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그동안은 대동뿐만 아니라 대동모빌리티도 전부 농기계 기반의 사업뿐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9년에 우리가 가진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모빌리티를 미래 3대 사업 중 하나로 정하게 됐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 모빌리티의 시대가 온 건 자명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자동차 영역으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자동차와 농기계 사이에 있는 모빌리티 영역을 사업분야로 정하게 됐다."
-골프카트, 잔디깎이 등 기존 사업은 성과가 잘 나고 있나.
"골프카트 시장은 대동모빌리티를 포함해 3개사가 나눠 가지고 있는데, 대동모빌리티 점유율은 25%로 보고 있다.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8일에 새 모델을 출시했고, 몇몇 골프장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디자인과 품질을 대폭 개선했다. 특히 국산 골프카트 최초로 코스별 음성 안내 기능을 넣었다. 추종 기술도 적용해 캐디나 골퍼가 센서를 들고 걸으면 적정 거리를 두고 따라가도록 했다. 제로턴모어 등 잔디깎이는 2019년에 판매를 시작해 현재는 라인업을 확장하는 단계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고 올해 추가로 두 모델이 나온다. 실질적인 성과는 내년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이륜차와 스마트체어라는 두 가지 신사업을 제시했다. 전기이륜차는 처음부터 배달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것인가.
"그렇다. 기존 전기이륜차는 충전 문제 때문에 그간 배달 시장에서 외면 받아왔다. 3시간 충전하고 2시간 달리는 식이어서 출퇴근용이나 단거리 이동용으로만 거의 쓰여 왔다. 이 때문에 개발 단계부터 배달 라이더 조사를 통해 기존 전기이륜차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다. 배터리교환식이어서 충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배달콜을 위한 휴대전화 거치대도 내장했다."
-가격이 비쌀 것 같은데.
"판매가격 자체는 시중에 판매되는 내연기관 이륜차보다 비싸긴 하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포함하면 비슷한 스펙의 내연기관 모델보다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또 내연기관 이륜차는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들이 있다. 라이더들이 하루 25킬로미터(㎞)정도를 탄다고 하는데 1년이면 소모품 비용만 200만원은 든다. 전기이륜차를 타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테니 결과적으로는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신사업인 스마트체어는 다소 생소하다.
"미래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정말 다양한 모빌리티들을 들여다봤다. 미국의 한 회사가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스마트체어 실증사업을 준비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마트체어가 모양은 휠체어를 닮았지만 장애인용 장비로 보고 있지는 않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할 거라고 본다. 공항에서 게이트나 터미널을 오갈 때 이동수단으로 쓸 수도 있을 테고, 놀이공원, 전시장 등 넓은 실내 공간에서 쓰는 이동 수단으로 사업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내년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에서 실증 사업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미술관 관람 동선을 따라 스마트체어가 자율주행을 하고, 동선에 따라 큐레이션 음성이 나오는 식의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사업화가 가능한가.
"미술관 이외에는 병원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환자마다 정해진 진료 일정이 있는데, 환자가 어디에 갈 때마다 요양보호사가 일일이 데리고 동행한다. 아무리 잘 갖춰진 병원이라도 보호사 1명당 환자 수가 최소 5명이다. 또 일반병원에서의 간호사 과로 문제도 심각하다. 환자를 보는 일 이외에도 폐기물 수거, 병원 내 약 배달, 그리고 환자들의 각종 요구들을 들어주는 등 단순노동을 하느라 바쁘다.
이 일을 자율주행 스마트체어가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양병원 환자가 진료를 볼 시간이 되면 요양보호사는 환자를 스마트체어에 앉히는 일만 하고 이후에는 진료실이나 치료실에서 다음 동선을 입력하고, 스마트체어가 이동시켜주는 것이다. 일반 병원에서는 스마트체어 상부구동체를 바구니 형태로 바꾸어 병원 내 물류를 담당케 하는 것이다. 물론 보안 작업이 필요하겠지만, 스마트체어를 이런 형태로 확장하는 것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내년 말이 되면 어떤 형태든 스마트체어 사업이 가능 할 거라고 본다."
-대동모빌리티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는 제조업 기반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한 개의 플랫폼에 다양한 서비스를 태워 제공하듯이, 대동모빌리티가 제조한 하부구동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의자, 상자 등 다양한 모습의 상부구동체를 태워 다기능으로 모빌리티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