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기술을 최초로 적용했으나, 실제 운항은 못하고 있는 SK세레니티호(號)와 SK스피카호를 둘러싼 재판이 이달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지난 6월 22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속행되는 재판이다. 두 척의 LNG선이 움직이지 못해 생기는 손해를 둘러싼 이번 재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개발사인 한국가스공사(036460)·케씨엘엔지테크(KCLT), 운송선사인 SK해운, 선박 제작사인 삼성중공업(010140)은 2018년 초까지는 매년 수천억원씩 해외 기술사에게 넘어가는 로열티를 지킬 '협력 파트너'였지만,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의 보냉기능 이상이 밖으로 알려진 2019년부터는 법정 공방의 상대방이 됐다.
독보적인 LNG 화물창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사가 로열티로만 LNG선 1척당 100억원 이상을 받자, 한국가스공사는 수입 대체 및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2004~2014년에 걸쳐 한국형 화물창 기술인 KC-1을 개발했다. 그러나 KC-1 기술이 최초 적용된 SK세레니티·SK스피카호는 보냉기능 문제로 화물을 제대로 나르지 못하고 건조사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5년째 수리 중이다. 조선해운업계에서는 9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SK세레니티의 4차 보수작업의 성공을 장담하는 이가 많지 않다. 앞서 3차에 걸친 보수 작업에도 화물창 안 LNG의 냉기가 선체로 전달되는 '콜드스팟' 문제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금속은 일정 온도 이하에서 충격이 쌓이면 갑자기 깨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162℃의 LNG에서 나오는 냉기 때문에 선체가 냉각되면 배가 갑자기 두 동강 날 수도 있는 것이다.
SK해운은 2019년 12월 가스공사와 KCLT에 KC-1 기술개발사 및 KC-1 프로젝트 발주사로서의 책임을 물어 69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가스공사는 SK해운에 미국 사빈패스 LNG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가스를 국내로 운송하기로 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617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2020년 4월 제기했다. SK해운은 청구금액을 곧 13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선박을 건조한 삼성중공업은 KCLT와 가스공사에 2019년 9월 화물창 수리비로 50억원을 청구했다. 2017년 4분기엔 신조선 멤브레인 공급계약 관련 손배소로 88억원(이후 229억원으로 증액)도 청구했다. 이중 2심 재판 중인 삼성중공업과 가스공사·KCLT간의 신조선 멤브레인 공급계약 관련 소송을 제외한 나머지 3건에 대한 심리가 모두 9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SK해운의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지평과 화우가 맡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가스공사 측은 사건 별로 법무법인 광장과 율촌, 선율이 각각 소송 대리인을 맡고 있다.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멤브레인 공급계약 소송의 KCLT측 대리인은 법무법인 부산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이후 현재 4차에 걸친 보수가 이어지면서 수리비가 척당 300억~4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소가의 합계가 3000억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