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와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GS(078930), HD현대(267250) 등 주요 그룹 지주사들이 상반기에 역대급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배당 확대 등 주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주사는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고 상장 계열사로 인한 주가 할인도 적용돼 ‘만년 저평가주’로 꼽히는데, 이번 호실적과 주가를 연동시키기 위해서라도 각 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지주사 중 SK㈜, 포스코홀딩스, ㈜GS, HD현대, ㈜한화(000880), LG(003550) 등 6곳이 상반기에 연결 기준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냈다.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지주사도 4곳으로 늘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긴 곳은 포스코홀딩스와 SK㈜ 두 곳에 불과했다.

그래픽=이은현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지주사는 6조6312억원을 기록한 SK㈜로, 지난 한 해분 영업이익(4조9355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096770), SK E&S,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그 다음으론 포스코홀딩스(4조3559억원), ㈜GS(2조7705억원), HD현대(2조409억원), ㈜한화(1조3810억원), LG(1조328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들이 높은 이익 체력을 입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주사는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혀왔다. 오너들의 지분가치가 상승하면 세금 부담이 늘어나 적극적으로 주가를 올리려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컸다.

주요 자회사들이 이미 상장돼 있다는 점도 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높이는 이유였다. NAV는 지주사의 영업가치에 상장·비상장 자회사 지분가치를 모두 더한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성장성이 높고 이익이 직접 반영되는 자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에 자회사 주가가 올라 지주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상승해도 지주사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올라 NAV 할인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국내 그룹 지주사의 NAV 할인율은 대부분 50%가 넘는다.

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곳간이 채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 대해 “배당수익의 원천인 SK이노베이션, SK E&S, SK텔레콤의 이익이 양호해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실적과 주가를 연동시키기 위한 주주환원 제고 계획이 조만간 실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주사들 역시 과거와 달리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의 주당배당금은 2020년 7000원에서 작년 8000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8550원으로 늘리며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6722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LG는 2024년까지 자사주 5000억원을 취득하고 주주 환원에 활용할 재원에 임대 수익과 브랜드 로열티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다른 지주사 역시 실적 대비 주가가 정체돼 있어 중장기 배당정책과 자사주 취득·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들은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 실적 모멘텀의 우위를 확보했고, 계열사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안전마진이 탄탄하다”며 “여기에 최근 미래 사업을 확대하며 성장가치주로도 분류되는 추세라 지주사의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