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과 소비 심리 약화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분기보다 0.1%포인트(p) 하향 조정한 2.4%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와 주요국의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 둔화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부문별로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 3.6%보다 0.4%p 낮은 것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가 물가 급등과 경기둔화 불안감이라는 악재를 만나 향후 재위축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은 특히 빠른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것이 민간부문의 소비 여력을 크게 줄어들게 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 증가율은 4.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9.9%보다 5.8%p 낮은 수치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둔화 폭이 확대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한 탓이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폭을 뛰어넘는 수입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지난해 883억달러에서 올해 48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의 주요 부문 중 하나인 설비투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2.8%를 기록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설비투자 성장률 8.3%에 비해 11.1%p 낮아진 수치다. 건설투자도 최근 공공 재개발 등 정부 주도의 건설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연간 기준으로 -1.7%를 나타내며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0년 내 최고치인 5.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최근 지속된 폭우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을 기점으로 높아질 수요 압력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공공요금 인상도 하반기 물가 상승 속도를 빠르게 할 요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