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택배 물동량이 10% 이상 늘면서 택배사들의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CJ대한통운(000120)이 풀필먼트(Fulfilment·통합 물류) 사업 확장 등에 힘입어 성장 폭이 커진 것에 비해 한진(002320)은 쿠팡 물량 이탈의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9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택배 물동량은 1분기 9억3914만개, 2분기 10억1440만개 등 총 19억5354만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7억6479만개보다 1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택배 1개당 평균 단가가 2294원에서 2379원으로 3.7% 오르면서, 택배사업 총 매출은 4조469억원에서 4조6421억원으로 늘었다.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센터에서 휠소터가 택배상자들을 배송지에 맞춰 분류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000120)도 택배 물동량 증가 효과를 누렸다.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369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28.2%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사업 부문의 2분기 택배 물동량은 4억2000만개로 지난 1분기보다 3000만개 늘었고, 택배 ASP(평균 판매단가·택배 매출/택배 상자 수)도 2269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원(6.4%) 올랐다. 택배 시장 점유율 역시 올해 1월 43%에서 6월 47%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60일 넘게 이어졌던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파업 여파를 회복했다.

CJ대한통운의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물동량도 올해 2분기 총 1256만개로 전년 동기보다 110.4% 증가했다. 풀필먼트 사업 994만개, 신LMD(빠른 배송) 262만개 등 모두 1년새 2배로 커졌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입점 고객 등 풀필먼트 고객사가 165개로 늘어난 결과"라며 "하반기 네이버 빠른 배송 서비스 등을 본격화해 이커머스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진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068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8.4% 증가했으나, 지난 1분기보다 13.4% 줄었다. 택배 사업 부문의 물량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한진의 택배 처리량은 지난 4월 4400만개와 5월 4500만개에서 6월 4100만개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쿠팡이 한진에 위탁했던 택배 물량의 일부를 뺀 영향이 컸다. 한진이 매달 처리했던 쿠팡 택배 물량은 720만개 정도인데, 쿠팡이 300만개가량을 자체 배송하기로 하면서 한진의 물량이 감소했다. 한진은 GS와 농협 등 주요 고객 물량을 확보해 만회할 계획이지만, 하반기에도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택배사들은 하반기에도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부담이다. 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풀필먼트 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더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택배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택배 단가를 낮춰 물량을 빼앗는 방식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풀필먼트 등의 고도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