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채용이 위축되는 모습이지만, 인사관리(HR) 플랫폼들은 분기 최대 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채용 플랫폼 '사람인'을 운영하는 사람인HR(사람인에이치알)은 2분기(4~6월)에 매출 321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22% 늘어난 것으로 분기 사상 최대 수준이다. 사람인HR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김용환 사람인HR 대표는 "기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채용 효과를 향상시키고 신사업도 빠르게 안착시켜 고객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은현

사람인HR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기존 서비스인 매칭 플랫폼에서 올리고 있다. 기업들이 상·하반기 정기 공개채용보다는 직무별 수시 채용 비중을 늘리는 트렌드가 플랫폼 내 기업의 광고 횟수·기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이직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실적 호조 배경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용직 이직자 수는 2010년 약 26만명에서 2020년 약 45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티드'의 운영사 원티드랩(376980)도 2분기에 매출 138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78.1%, 영업이익은 103.1% 급증했다. 모두 역대 분기 최대치다. 특히 채용 부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74.5% 늘어난 12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차별화된 데이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채용 시장을 선도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HR 시장을 지속해서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상장된 HR플랫폼뿐 아니라 관련업계가 전반적으로 이런 성장 궤도에 올라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업 TDI가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알바몬·알바천국·워크넷·잡코리아·사람인·원티드·잡플래닛 등 7개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잡플래닛은 전년 동기 대비 30.2%, 알바천국과 알바몬은 각각 26.7%, 22.6%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18.3%), 원티드(9.4%) 역시 활발하게 이용하는 구직자층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잡플래닛은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채용 플랫폼이 기존의 매칭 서비스를 넘어 AI·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고, 헤드헌팅이나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명함관리 플랫폼 '리멤버'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경력 이직 시장을 정조준하며 외연을 확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인건비 상승이 전체 채용 시장을 둔화시킬 수 있고 온라인 HR 플랫폼 시장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다양한 방면에서 HR 수요가 늘어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