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 훈련을 예고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동남아로 향하는 항로를 대거 변경할 예정이다. 중국이 지정한 비행 금지 구역을 통과하는 국적 항공기는 100여편이다.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비행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우회 항로에 항공편이 몰릴 경우 1~2시간 가량 비행기 출발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등은 4~7일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 훈련 기간 동안 동남아 및 대만행 항공편의 노선을 일시 조정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당국이 국내 항공사들에 대만 주변 6개 구역 상공을 우회 비행하라는 '노탐(NOTAM·NoticeTo Airmen)' 공지에 따른 것이다. 6개 구역 상공의 운항 제한은 중국 군사훈련 시기와 겹치는 오는 4일 낮 1시부터 7일 1시까지다. 노탐 공지를 전달받은 항공사들은 즉각 대책 회의에 들어갔고, 노선 및 운항 시간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대만행 항공편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의 군사훈련 첫날인 4일 대만 직항편 운항 스케줄을 3시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오전 10시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에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며, 현지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해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훈련 시간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시부터 7일 오후 1시까지 예고된 만큼 4일에는 오전 7시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고, 대만에서는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대한항공은 당장 4일 대만행 운항편이 예정돼 있지 않지만, 이후 일정에 대해 내부 검토 후 결정할 방침이다.
동남아행 노선은 대만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운항될 예정이다. 태국과 베트남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중국 대륙에 붙어서 비행하고,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항공편은 오키나와 상공과 대만 동쪽 해상을 지나는 우회 항로를 이용할 예정이다.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비행 시간은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우회 항로에 항공편이 몰릴 경우 비행기 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상공을 지나는 우회 항로의 경우 중국 항공 당국에서 소위 '트래픽(교통량) 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며 "1~2시간 가량 출발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