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해 2분기 매출이 20조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도 2조원을 넘기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보유한 석유제품 가치가 올랐고, 석유제품을 비롯해 화학, 윤활유, 배터리 등의 수출물량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오히려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 손익분기점 달성, 올해 총 7조원 중반 이상의 매출 목표치를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9조9053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2528억원) 대비 76.9%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560억원에서 2조3292억원으로 318.9% 급등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6491억원)이 분기 기준 최대치였는데, 1분기 만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반년 만에 4조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 예상보다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 금융증권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가가 제시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19조8432억원, 영업이익 1조6018억원이었다.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

이번 실적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 엔데믹 이후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관련 이익 증가, 설비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올 들어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6500만배럴로 전년 대비 41.4% 증가했다. 석유사업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윤활유, 배터리, 배터리소재 사업의 2분기 수출실적(해외법인 매출액 포함)은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전 분기 대비 7224억원 증가한 2조229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 및 포스트 코로나 기조 정착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된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에 대해 "구조적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양호한 수준의 정제마진이 유지될 전망이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등락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사업은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 전 분기 대비 532억원 확대된 3266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판매물량이 감소하고 유럽지역 동력비가 증가한 탓이다. 다만 매출액은 신규 공장 가동 및 판매단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281억원 증가한 1조288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 목표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수율 안정화 및 중국 옌청 2공장 가동을 통한 외형성장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반영 협상도 진행된 만큼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총 매출 전망치에 대해선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7조원 중반대 또는 그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윤활유사업은 유가상승에 따른 윤활유 판가 상승 및 재고관련 손익 효과 등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436억원 증가한 25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 감소와 광구 운영비 및 일부 판관비 증가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20억원 감소한 16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화학사업은 전분기보다 448억원 증가한 7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유틸리티 비용 등 운영비용 상승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99억원 증가한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 부문에 앞으로 12조원 넘게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8조원 가까이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총 20조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폐배터리재활용(BMR) 사업도 본격 추진해 2025년부터 상업 가동을 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소형원자로(SMR),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그린 에너지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순환경제 분야에도 지속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미래에너지와 관련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저탄소·무탄소 에너지와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