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의 첫 북미 생산 전기차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폭스바겐은 북미 전기차 생산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어서 SK온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2023년형 북미향 전기차 ID.4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10월부터 판매 대리점에 ID.4를 인도할 계획이다. 유럽형 ID.4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미국 수출 물량에는 SK온 배터리가 적용됐다.
폭스바겐은 올해 초 내연기관 차량인 ‘파사트’를 생산하던 채터누가 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으로 전환했다. 이 공장에서 ID.4를 조립하기로 하고, SK온의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채택했다. 그동안 폭스바겐은 유럽 등에서 생산한 ID.4를 미국에 수출해 판매했다.
폭스바겐은 연말까지 7000대 이상의 북미향 ID.4를 생산하고, 향후 북미 생산 전기차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배터리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폭스바겐은 미국 내 연산 6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완성차 업체를 제외하면 최대 전기차 생산 시설이다. 공장부지는 채터누가 지역 인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 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완성차 업체들처럼 배터리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미향 ID.4로 협업을 시작한 SK온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독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들어갔지만, 생산 시작 후 제품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만 수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며 “독일 배터리 라인을 그대로 가져와서 미국에 깔아도 수율을 잡는 데 최소 수년이 걸린다. 북미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를 위해서는 자체 공장보다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업이 유리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