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가 주요국 대비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FDI)는 비교적 낮게 증가해 투자 순유출 규모가 3105억달러(약 40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6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외국인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작년까지 ODI는 2465.7% 증가했지만 FDI는 501.9%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을 고려한 투자 증가율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20여년간의 ODI 및 FDI 증가율을 GDP 증가율과 비교한 결과, 한국의 FDI 증가율(2465.7%)은 GDP(212%) 대비 11.6배 높았다. 이는 주요 7개국(G7)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 FDI 증가율(501.9%)은 GDP 증가율의 2.4배로 영국(5.5배), 프랑스(3.7배), 이탈리아(3.3배), 미국(3.1배)보다 낮았다. 일본은 이 기간 명목 GDP가 0.6% 감소해 GDP 증가율과 투자 증가율을 비교하기에 적절치 않아 G7에서 제외됐다. 다만 경제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누적액 증가율로 봐도 FDI는 우리나라가 1위였고, ODI는 G7 국가들과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했다.
2000년~작년까지 한국 ODI에서 FDI를 차감한 투자 순유출 규모는 3105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미국은 3조7163억달러, 영국은 9685억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조4988억달러, 독일은 9892억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각국의 투자유입 대비 투자유출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FDI 대비 ODI 배율'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0.49배)에는 ODI가 FDI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G7 국가들보다 낮았다. 그러나 작년(2.10배)에는 이 배율이 일본(7.72배)을 제외한 G7 6개국보다 높게 나타나 ODI가 FDI보다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총은 한국의 FDI가 활발하지 않고 ODI만 빠르게 증가한 데 대해 ▲경쟁국보다 협소한 내수시장 ▲과도한 시장 규제 ▲ 취약한 조세경쟁력 등이 국내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 20여년간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G7 국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자 순유출 규모 확대는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일정부분 불가피하지만 국내 투자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증가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 총량을 키우는 동시에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및 조세 경쟁력 강화와 노동규제 개혁을 통해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