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업 체감경기 전망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었던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고점을 기록했던 기업 체감경기 전망치는 5개월 만에 15포인트(p) 이상 급락하며 2015년 메르스 확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가 86.9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뜻한다. 종합경기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0년 10월(84.6) 이후 22개월 만이다.

전경련은 "올해 들어 BSI가 3월(102.1)을 고점으로 5개월 만에 15.2p 급락했는데, 이는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이던 2015년 3월까지만 해도 BSI는 103.7을 기록했지만 그해 7월 84.3으로 19.4p 떨어진 바 있다.

전경련 제공

업종별 8월 BSI는 3개월 연속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이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경련은 "고물가 지속, 금리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세부 산업별 8월 BSI를 살펴보면,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 100이상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기준선 100을 초과한 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조사 부문별로 나눠보면, 2개월 연속으로 고용(103.4)만 유일하게 긍정 전망이 유지됐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자금사정 89.6, 채산성 89.6, 내수 89.9, 수출 93.9, 투자 98.2, 재고 105.2)는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채산성과 자금사정은 2020년 8월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에 따른 원자재 수입단가 상승이 기업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악화될 위험성이 커졌다"며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민간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