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국이 거절된 외국인들이 머무는 송환 대기실을 다음달부터 정부가 맡아 운영한다. 이전에는 항공사들이 매년 수십억원씩 비용을 들여 이들의 숙식을 책임져왔다. 정부가 아닌 민간이 관리해온 탓에 폭력 사태나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항공사가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는데, 운영 주체가 국가로 바뀌면서 항공사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항공사들은 여전히 송환대기실 인솔 책임은 항공사에 떠넘기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18일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항 내 송환대기실의 관리 주체가 민간에서 정부로 이관된다. 송환대기실은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입국이 거절된 외국인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인천공항을 비롯해 국제공항 8곳에 설치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입국이 거절된 7만여명의 외국인이 송환대기실을 거쳐갔다. 짧으면 하루 만에 본국에 송환되기도 하지만, 소송에 나설 경우 수개월씩 체류하는 경우도 많다.

인천국제공항 송환대기실. /조선DB

그동안 송환대기실에 체류하는 외국인 관리는 민간 항공사들이 맡아왔다. 시설은 법무부에서 제공하지만, 숙식 및 의료 지원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항공사가 부담했다. 이는 출입국관리법상 입국이 금지된 외국인을 국외로 송환할 때 이들이 타고 온 선박(항공기) 등의 운수업자가 비용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공항별 항공사운영위원회(AOC)를 통해 이들을 관리했는데, 항공사별로 연평균 25억~30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기업이 매년 수십억원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도 논란이었지만, AOC가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한 송환대기실 내 경비 용역 직원의 처우 문제도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된 배경이었다. 용역 직원들은 민간인 신분이라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이 난동을 부려도 제지할 권한이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입국 거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행동이 거칠고 난동을 부리는 사례가 많다"며 "폭행과 폭언의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직원들 몫"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그간 송환비용은 항공사에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며, 국가가 출국대기실을 운영하는 경우 입국불허자를 구금한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입국불허 외국인의 송환업무를 민간이 처리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면서 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안에 따라 다음달부터 입국이 거절된 외국인은 출국 전까지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고, 법무부가 고용한 출입국 관리 공무원들이 송환대기실을 관리할 방침이다. 이들은 앞으로 송환 대상 외국인이 위해를 가할 경우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항공업계는 송환대기실 관리 주체가 국가로 전환된 점에는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입국 불허된 외국인을 출국대기실로 인솔하는 업무는 여전히 항공사들이 맡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에서 출입국관리공무원의 보호시설을 여전히 송환대기실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송환대기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입국 거부를 납득할 수 없다며 난동을 부리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송환대기실 밖 업무에 대해 정부가 손을 놓는 것은 법 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