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올해 상반기에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고 상선들이 대형화하면서 수주규모가 증가한 덕분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선업황 정점이었던 2013년 수주액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20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상반기(1~6월) 총 19억7500만달러(한화 약2조5000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 19억1800만달러의 103%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수주 실적 20억7800달러를 넘어서면서 조선업 활황기였던 2013년의 23억1300만달러 연간 수주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선박용 프로펠러/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선박용 중대형 엔진을 제작하는 현대중공업 내 사업부로 현대중공업 매출액의 17%를 차지한다. 상선과 특수선을 건조하는 조선사업부(77%)에 이어 두번째로 사내 비중이 크다. 사업부 내 세부 매출액을 보면, 선박 추진용 대형엔진 50%, 선박 발전용·추진용 중형엔진 17%, 엔진발전사업 15%, 프로펠러·샤프트 등 선미재(船尾材) 6% 등이다. 생산된 제품들은 주로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3사에 공급되지만, 타사에도 일부 공급된다.

엔진기계사업부의 상반기 실적은 같은 기간 조선사업부나 해양·플랜트사업부에 비해서도 좋다. 조선과 해양·플랜트사업부의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63.6%, 0.2%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조선과 해양·플랜트는 전년도 호황 기저효과로 각각 12.8%, 99.8% 신규 수주가 감소했지만 엔진기계사업부는 오히려 53.2% 증가했다.

엔진기계사업부의 신규 수주는 2020년도 9억달러에서 지난해 20억7800달러로 크게 올랐다. 한국조선해양은 엔진기계사업부 호실적 원인을 해양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발주 및 주력 선종의 대형화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새로 짓는 배들이 대부분 채택하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은 판매단가가 높다.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의 대체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발주가 나온 선박들이 대형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17만4000cbm급 LNG선 등의 초대형 선박에는 전력 기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고출력 보조 엔진이 여러개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인 이들 대형 선박 1척에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자체 라이센스를 보유한 중형엔진인 힘센엔진 4~5대가 탑재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및 삼성중공업(010140) 등에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는 HSD엔진도 올해 들어 5월말까지 8500억원의 신규수주를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