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1번 독(dock, 선박건조공간)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폐업에 이른 대우조선 사내 협력사의 대표를 조롱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20일 조선업계 따르면, 지난 6월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안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에는 대우조선 도장 분야 협력사인 '주식회사 삼주'라는 사명과 '대표'라는 직책이 쓰여진 노란색 안전모를 쓴 인물이 작업장으로 들어서다가 금속노조 로고가 그려진 상의를 입은 하청노조 소속 조합원들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청노조가 대우조선해양 1번 독을 점거한 것은 지난달 18일부터다. 그러나 하청노조는 지난달 2일부터 조선소 제1독의 골리앗 크레인의 이동 통로를 점거하고 건조 중인 선박 아래쪽에 텐트 등을 설치하고 작업 차량을 점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작업을 방해해 왔다. 이 때문에 법원은 지난 15일 "노조가 금지된 행위를 반복할 개연성이 있다"며 1번 독 점거 등 법원이 금지한 행위를 어기면 노조가 회사 측에 하루 300만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영상에서 ㈜삼주 대표는 하청노조 조합원들의 작업 방해를 항의하고 있다. 이에 한 하청노조 조합원은 "월급이나 제대로 주고 일을 시켜라", "월급도 안주는 대표가 뭔 대표냐"라고 말했다. 이어 이 조합원은 협력사 대표 앞에서 춤을 추며 조롱했다.
㈜삼주는 이달 말 회사 문을 닫게 됐다. ㈜삼주의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하청노조 점거를 규탄하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 ㈜삼주 대표는 대우조선 협력사의 조장, 반장, 직장, 소장을 거쳐 직접 협력사 창업했다면서 "2017년 회사를 창업한 후 지금까지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수주 호황과 맞물려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생산을 하지 못한 저희 회사는 결국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