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2000만톤(t)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사업 영역에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LG화학은 기존 2050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넷제로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LG화학은 이 같은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 탄소배출 규모를 총 2000만톤(t) 줄여야 한다. 탄소 배출량 2000만t은 화석연료 차량 83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소나무 약 1억4000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광, 풍력 등에서 나오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녹색프리미엄제, 전력직접구매(PPA) 등을 통해 3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한 바 있다. 이는 약 8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연간 135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 받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청주 양극재 공장 등 주요 사업장들이 이를 통해 전력을 조달한다.
2019년 12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내 전력직접구매로 연간 140GWh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이에 중국 장쑤성 우시 양극재 공장은 올해부터 재생에너지로만 공장을 가동해 일반 산업용 전력 대비 10만t의 탄소가 감축될 전망이다. 저장성에 있는 전구체 공장도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전환해, 중국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90% 이상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친환경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친환경 PCR 화이트 ABS 상업생산에도 성공했다. 이전까지 ABS는 재활용하면 강도가 약해지고 색이 바래지는 등의 단점이 있었으며, 검은색과 회색으로만 만들 수 있었다. LG화학은 재활용 ABS 물성을 기존 제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업계 최초로 하얀색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LG화학은 ‘PCR PC’라 불리는 ‘재활용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 함량을 60%까지 끌어올린 고품질·고함량의 친환경 플라스틱도 개발해 글로벌 IT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향후 PCR PC 원료 함량을 최대 85%까지 높이고 제품군도 ABS와 폴리올레핀 등으로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은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즈니스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또 양사가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LG화학은 화학적 재활용 공장 설립 및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t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 공장에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시키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된다.
초임계 수증기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이다. 액체의 용해성과 기체의 확산성을 모두 가지게 돼 특정 물질을 추출하는데 유용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한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로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소재다.
LG화학 관계자는 “넷 제로 달성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까지 원재료부터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CA(환경전과정평가)를 국내외 전제품을 획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