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가 잇따르면서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인도할 예정인 수주 잔량(Orderbook)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컨테이너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12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전 세계에서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919척이다. 총 698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규모로 현재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의 28% 수준이다. 무게를 기준으로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7590만DWT(재화중량톤수)를 기록해 건화물선(벌크선) 수주 잔량(6860만DWT)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0년 4분기 이후 컨테이너선 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발주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컨테이너선 79척을 수주했다. 올해 건조 계약을 따낸 선박 총 151척 가운데 52.3%를 차지하며 한국조선해양이 일찌감치 연간 수주목표(174억4000만달러)를 달성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월말 기준 수주 잔량(399척) 중에서 컨테이너선이 151척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을 각각 9척, 6척씩 수주했다.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삼성중공업 53척, 대우조선해양 38척으로 늘었다. 대형 조선사뿐만 아니라 중형 조선사도 컨테이너선 일감을 보탰다. 케이조선(옛 STX조선)은 8척,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은 4척, 대선조선 4척 등의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선가도 오름세다. 이달 현재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척당 2억1000만달러, 2750TEU급 소형(피더) 컨테이너선은 척당 4300만달러다. 지난해보다 각각 11.6%, 7.5% 올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하면 40% 안팎 선가가 뛰었다.
올해 이후엔 컨테이너선 발주가 주춤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영국의 해운분석업체 MSI는 지난해 412만TEU였던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2023년에 43만TEU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사들은 최대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조선사들도 독(dock)이 거의 찬 만큼 선가는 오히려 계속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메탄올이나 LNG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