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량이 작년 상반기 대비 4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으로 꼽히는데,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10척 중 7척은 한국이 수주했다.

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은 총 767만8585CGT(표준선 환산톤수·89척)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LNG선 발주량(148만6795CGT·18척)의 416% 증가한 규모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10척 가운데 7척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반기 한국은 글로벌 LNG선 발주량의 71%에 달하는 544만4931CGT(63척)를 수주했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 수주량 143만3562GGT(17척) 대비 280%가량 증가한 규모다.

한국이 LNG선을 대거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보적인 기술력 덕분이다. LNG선은 LNG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탱크에 저장해 운반한다. 극저온 상태의 LNG가 새어 나가면 강철이 약해져 배가 두 동강 날 수 있다. 자칫 대형 해상 폭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선사들은 안전성을 고려해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소를 선호하는 편이다. 한때 글로벌 조선업계를 호령했던 일본도 한국에 LNG선을 발주할 정도다.

반면 중국이 생산한 LNG선은 잦은 고장으로 신뢰도가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일례로 후둥중화조선이 건조했던 LNG선 글래드스톤호는 지난 2018년 호주 인근 해역에서 엔진이 고장 나 폐선되기도 했다.

LNG선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LNG선(17만4000㎥ 기준)의 가격은 2년 전만 해도 1억8600만달러였지만, 지난달 말 기준 2억3100만달러까지 약 24% 올랐다.

다만 후판 가격이 치솟고 있는 점은 악재다. 통상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후판가는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3차례 연속 올랐다. 현재 작년의 2배 수준인 톤(t)당 120만원까지 급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