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푸드 기업 '푸디웜'은 음식물쓰레기와 동애등에라는 파리과 곤충으로 반려동물용 사료를 만든다. 동애등에는 유기성 폐기물을 먹으며 자라 환경정화 곤충으로 불린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만4000톤(t)에 달한다. 처리 비용만 연간 8000억원이고, 경제적 손실도 연간 2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동애등에가 떠오른 것이다.

푸디웜은 동애등에를 성충으로 기르는 과정에서 폐기물 처리를 돕고, 유충이 다 자라면 단백질 성분을 뽑아내 반려동물용 사료를 만드는 데 쓴다. 기업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이고 푸디웜은 유충을 키우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푸디웜에 따르면 동애등에로 만든 사료는 육류를 사용하지 않아 알레르기 반응이 적으며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

펫푸드 기업 푸디웜의 스마트인섹트팜에서 작업자가 동애등에 유충을 들어보이고 있다. /푸디웜 제공

정부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 식품,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폐기물 재활용을 사업모델로 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친환경 기업)' 육성에 나선 정부는 2025년까지 수천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스타트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맥주와 와인 등 술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재활용품을 이용해 기존 제품보다 품질이나 가치가 더 높은 새 제품을 만드는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나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보리 부산물을 '리너지가루'로 만들어 파는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리너지가루는 기존 밀가루보다 단백질이 두 배 이상 함유돼있고 식이섬유는 20배가량 함유돼 있다고 리하베스트는 설명했다.

리하베스트는 최근 오비맥주, CJ제일제당(097950), 미스터피자 등 기업과 협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조기업 입장에서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고급 밀가루를 국내산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하베스트에 따르면 리너지가루 1킬로그램(kg)을 생산할 때마다 탄소배출 11kg, 물 사용량 3.7t을 저감할 수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리하베스트가 맥주박을 재활용해 만든 리너지가루. 밀가루 대용으로 쓰이는데 밀가루보다 단백질과 섬유질 함유량이 높다. /리하베스트 제공

'디캔트'는 와인 찌꺼기로 화장품을 만든다. 디캔트에 따르면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부산물은 전 세계에서 연간 1000만t가량 발생한다. 장기간 발효돼 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부산물을 땅에 묻으면 토양이 오염되고, 소각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디캔트는 프랑스, 호주 등 와이너리에서 부산물을 받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다. 최근 뷰티 브랜드 'VINOR'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국내에도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넷스파'는 바다에 버려지는 어망을 수거해 나일론 등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폐어망은 해양 폐기물의 45%를 차지하는데, 국내에서 한 해에 버려지는 양만 4만400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시 수거되는 비율은 10%에 그친다. 어망은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 합성섬유로 구성돼있는데, 넷스파는 이 어망을 수거해 재생 나일론과 고성능 플라스틱 소재로 재활용하고 있다. 넷스파가 만든 소재들은 옷감이나 공업용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올 하반기부터 섬유제조사 효성티앤씨(298020)에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한다.

이들 스타트업은 업력이 몇년 되지 않아 시리즈A 등 초기 투자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정부는 이같은 친환경 기업들이 향후 그린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늘려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부터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개사를 발굴하고, 3년간 최대 30억원의 연구개발,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친환경 유니콘 기업 1개, 기업가치 1000억~1조원의 예비유니콘 기업 3개, 향후 유니콘이나 예비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아기유니콘 기업 10개를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