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련 수수료가 높아진 가운데 환율과 원자재 가격까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고려아연이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조430억원, 영업이익 35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28.1%, 28.4% 이상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고려아연의 기존 분기 최대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세운 매출 2조9860억원, 영업이익 2873억원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을 넘나들면서 수출 비중이 큰 고려아연에 호재로 작용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분기 기준 매출에서 64%가 수출이었다. 올해 오른 아연 제련수수료(TC)도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된다. 제련소와 광산회사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벤치마크 TC는 올해 톤(t)당 23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t당 150달러대까지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50%가량 뛰었다.
프리메탈(freemetal) 수익도 선방했다. 프리메탈은 정광을 제련하면서 계약분 이상으로 생산한 비철금속이나 희귀금속으로, 제련소인 고려아연 몫이다. 2분기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은 평균 가격은 온스당 23.1달러로 전 분기보다 5%가량 하락했으나, 아연 평균 가격은 t당 3900달러로 전 분기보다 3%가량 올랐다.
다만 고려아연의 하반기 실적은 2분기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미국의 긴축을 시작으로 비철금속 가격이 꺾였고, 수요도 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계속 오르는 전기요금 등으로 비용 부담도 늘었다. 고려아연은 연간 전기요금으로 3000억원 이상을 쓴다. 금속업계 관계자는 "불황 때도 꾸준히 흑자를 냈던 고려아연의 실적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경기 상황을 볼 때 정점을 지나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캐시카우인 제련사업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가 대표적이다. 고려아연의 자회사 케이잼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전해동박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시제품 생산은 마친 상태로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해 연간 1만3000t가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계열사 켐코는 LG화학(051910)과 이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를 생산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총 2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부터 연간 전구체 2만t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2025년 기준 합작법인의 매출 규모는 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제련 기술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건식·습식 공정을 결합해 폐배터리의 원료 회수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회수한 원료는 합작법인이 전구체 생산에 활용한다.
에너지 사업도 한 축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를 중심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해 2040년까지 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활용해 현지 아연제련소에서 사용하거나,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