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케이블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LS전선아시아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최대 실적 경신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초고속 인터넷 보급을 위한 통신 케이블 수요가 급증했는데,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대신 베트남 제품이 대체제로 떠오르면서다. LS전선아시아는 설비 투자에 나서는 등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LS전선아시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54.58%를 가진 LS전선이다. LS전선은 LS가 지분 91.34%를 갖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LS전선아시아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506억원) 대비 11%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에도 LS전선아시아는 1년 전(5796억원)보다 30% 늘어난 75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282억원) 대비 16% 증가한 327억원으로 전망된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과 미얀마에 통신·전력 케이블 생산법인을 보유한 지주사다. 1996년 베트남 하이퐁에 전력케이블 생산법인 LS-VINA 설립을 시작으로, 2006년 호찌민에 통신케이블 생산법인 LSCV, 2017년 미얀마 양곤에 전력케이블 생산법인 LSGM을 세웠다. 현재 베트남 전력 시장에서 점유율 21%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016년 국내에 상장할 때는 해외 소재 현지법인이 처음 국내에 상장한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LS전선아시아가 올해도 호실적을 예고한 것은 통신케이블 시장의 확대 덕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조2000억달러(약 1555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인프라법)을 통과시켰다. 인프라법은 미 전역에 도로와 항만, 다리, 상수도를 짓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까는 사업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데 650억달러(약 84조원)를 투입한다. 여기서 통신케이블 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여전히 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LS전선아시아에 호재로 작용했다. 베트남산은 중국산만큼 저렴한데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현지 기업보다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부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SCV는 PC·노트북에 인터넷을 연결할 때 쓰는 UTP케이블(랜선)과 통신설비용 광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데, 전체 물량의 96%가 수출용이다. 특히 UTP케이블 수출의 경우 북미 80%, 아세안 13%, 유럽 6%로 북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선 최대 수출 지역인 북미지역에서 고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설비 증설이 1분기에 완료돼 올해 통신선 부문에서 매출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북미 시장의 통신케이블 수요가 한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설비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70억원을 들여 LSCV의 UTP케이블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고 공시했다. 올해 12월 증설이 완료되면 LSCV의 UTP케이블 생산 능력은 기존 연간 129만6000박스에서 150만박스로 늘어날 예정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최근 진행 중인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10~15% 수준의 생산능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고부가 품목 생산이 확대되는 만큼 실제 이익률 개선폭은 생산능력 증대폭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