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첫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선박 건조를 시작했다. LNG 벙커링선은 바다위 연료기지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배들에 선박대 선박(STS·ship to ship) 방식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상선이 육상에 접안해 화물을 하역하는 때는 물론, 접안하지 않은 때에도 연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자회사인 한국엘엔지벙커링에서 지난해 수주한 7500㎥급 LNG 벙커링선의 건조 작업을 이달 중순부터 개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지금까지 현대미포조선에서 2018년 7500㎥급 LNG 벙커링선, 지난 3월 1만8000㎥급 LNG 벙커링선을 인도하는 등의 실적을 갖고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LNG 벙커링선 제작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차원에서 LNG 벙커링선 제작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2030년쯤 세계 LNG 벙커링 수요가 전체 선박연료 시장의 20~30% 수준인 2000만~3000만톤(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해양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LNG를 사용하는 상선이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이에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조선해양산업 비중이 큰 나라들은 LNG 벙커링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국내 LNG 벙커링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가스공사가 에스엠제주엘엔지(SM JEJU LNG) 2호를 시작으로 최근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인도한 케이로터스(K.Lotus)호를 확보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19년 대한해운과 함께 쉘(SHELL)의 벙커링 선박 용선계약을 수주하고 2020년 합작법인(KLBV-1)을 설립해 현대미포조선에서 케이로터스호를 건조했다. 케이로터스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벙커링 사업에 활용되면서 유럽의 사업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향후 전국의 항만을 대상으로 LNG 벙커링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동·남해 벙커링선 2척, 서해 벙커링선 1척 등의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만들기 시작한 배도 이들 중의 일부다. 현대미포조선도 2023년까지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2척을 더 건조할 계획이다.
중국도 벙커링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상하이국제항무그룹(SIPG)은 올해 초 프랑스 해운사 CMA-CGM와 이 회사의 컨테이너선에 향후 10년간 STS 방식으로 LNG를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1만8000㎥급 신규 벙커링선을 확보해, 지난 3월 첫 공급을 시작했다. 중국은 2024년까지 다롄조선, 난퉁태평양해양공정 등의 조선사를 통해 7600~1만2000㎥급 LNG 벙커링선 5척을 더 건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