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 관련 그룹사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기술전략위원회를 열고 조선사업의 새로운 50년 토대 마련을 위한 기술전략을 논의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7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관과 서울사무소를 잇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기술전략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조선사업의 최신 시장·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신(新)기술·신선종·신시장 등 조선사업 관련 프로젝트의 선정 문제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또 그룹 차원의 대형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신규 CEO 프로젝트 선정과 기존 CEO 프로젝트의 진행 현황을 점검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왼쪽 세 번째), 권오갑 HD현대 회장(왼쪽 두 번째) 등이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들이 경기도 판교에 건설 중인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이날 회의는 이달 초 그리스 아테네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박람회에서 그룹 수뇌부가 글로벌 선주 및 해운사 경영진 등과의 교류하면서 확보한 시장 동향을 총정리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에너지 산업 동향과 조선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동향과 중국 업체 참여에 따른 경쟁 격화 속 기술 격차 확보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WinGD, MAN-ES등 글로벌 엔진 업체들의 암모니아 엔진 개발 진척도를 포함,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 시간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자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관련 기술 개발 수준 및 시장 반응, 사업화 준비 단계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틈새시장으로 또다른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부유식 LNG 터미널 개조, 메탄올 추진 이중연료 엔진 개조 등 리트로핏(개조) 분야 시장 전망도 유력 의제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정기선 사장이 주도하는 미래위원회를 통해 헬스케어·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신사업을 개발하고 점검한 사실이 알려진 적은 있지만, 그룹 차원의 최고위 C레벨 인사가 모두 참여하는 전략단위 정기회의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매년 두 차례씩 기술전략위원회를 열어 기술 중심의 지속가능한 미래 기반을 마련중이며, 이번 회의는 3차 회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