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본사를 이전해 현대그룹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 HMM이 떠나면서 비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는 다른 현대그룹 계열사들과 서울대병원 행정부서가 입주할 예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빌딩 서관을 12년 동안 사용했던 HMM이 다음달 이사한다. 현대그룹은 HMM이 떠나면 동관을 리모델링하고 보수공사 진행한 뒤 계열사 공간 재배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교육부서 등 외부에 있는 산하 기관들도 들어온다.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왼쪽)과 서울 여의도 파크원(붉은 기둥). /조선DB

서울대병원 행정부서들도 연건캠퍼스 내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대그룹빌딩을 임차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과 현대그룹빌딩은 직선거리로 450m, 도보로 10분 남짓으로 가깝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공간을 어떻게 나눠 쓸 것인지 등은 조정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공간 확보 차원에서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HMM은 여의도 파크원으로 사옥을 옮긴다. 파크원은 오피스 2개동(타워1·2)과 백화점, 호텔 등으로 이뤄진 대형 업무·상업 복합시설이다. 타워 1동은 총 69층으로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HMM은 파크원 타워 1동 13층부터 21층까지를 쓰기로 했다. 인테리어 공사 등은 마무리 단계로 다음달 초에 입주할 계획이다.

HMM은 사옥을 이전하면서 현대그룹 흔적을 모두 지우게 됐다. HMM은 해운 장기불황으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해 2016년에 최대주주가 현대엘리베이터(017800)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2020년에는 상호도 현대상선에서 HMM으로 교체했다. 이후에도 현대그룹빌딩에서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이사하면서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독립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HMM이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만큼 투자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MM은 해운업 호황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등이 맞물려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87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5배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