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철강업계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으나,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등으로 같은 전략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015760)에 따르면 오는 3분기 전기요금이 이번주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한전은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가 많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3원 인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전기요금 구성 항목 가운데 연료비 조정요금은 직전 분기보다 ㎾h당 3원 인상이 최대폭이다. 한전은 1분기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30원 안팎으로 치솟았으나 전기요금이 동결돼 조(兆) 단위의 적자를 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전기로. /현대제철 제공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등 전자업종에 이어 두번째로 전력 소비량이 큰 철강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1차 금속업종은 한전에서 350억㎾h를 사다가 썼다. 전기요금이 ㎾h당 3원 오르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또 전기요금 항목 가운데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지난 4월 ㎾h당 6.9원 인상됐고, 오는 10월 기준연료비가 추가로 ㎾h당 4.9원 오를 예정이다. 지난해 철강업계 전력 사용량을 고려할 때 올해 총 2700억원가량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해 비용 부담을 상쇄했다. 연간 1조원 이상을 전기요금으로 쓰는 현대제철(004020)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4월 새로운 철근 가격 체계를 도입해 철스크랩(고철) 가격 2만2000원과 전기요금 인상분(㎾h당 6.9원) 4000원 등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톤(t)당 2만6000원 인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을 계속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내수 판매가 꺾였다. 철강재 내수 판매량은 올해 1분기 1319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2% 많았으나,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다. 철강재 유통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내림세인 점을 고려하면 내수 판매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열연 가격은 2분기에만 t당 140만원에서 124만원으로 11.5% 떨어졌다.

중국산 저가 제품도 유입 중이다. 지난달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6만7000t으로 연초보다 40만t가량 늘었다. 열연 기준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제품은 t당 118만원으로 국내산보다 6만원 저렴하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철강재 가격이 20%가량 하락하는 만큼 수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분만큼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그 비용을 철강업계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 앞으로 철강업계가 탄소 감축을 위해 고로(용광로)에서 전기로로 전환하려면 안정적인 전기요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전환에 따라 철강사의 전기 사용량은 더 늘어나고, 기존에 고로에서 나오던 부생가스 등의 에너지도 대체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전기 수급과 가격 정책이 뒷받침돼야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