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전 세계 주요 해운사 중에서 컨테이너를 하나 나를 때마다 발생하는 세전이익(EBIT)이 가장 큰 회사 자리를 1년 넘게 지키고 있다. HMM은 이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해왔으나, 운임 하락에 따라 올해 2분기는 전 분기보다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전망이다.
17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세전이익 2732달러(약 330만원)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분기 세전이익을 수송한 컨테이너 수로 나눈 수치로 해운사의 수익성 지표로 쓰인다. HMM 다음으로는 ▲이스라엘 ZIM 2611달러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1842달러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1585달러 ▲프랑스 CMA CGM 1442달러 순으로 TEU당 세전이익이 높았다.
HMM은 지난해 1분기 TEU당 세전이익 970달러로 세계 1위에 오른 뒤 5개 분기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HMM은 상대적으로 운임이 비싼 북미·유럽 노선 비중이 크다. HMM의 1분기 매출에서 미주 노선은 43%, 유럽 노선은 31%를 차지했다. 일본 ONE의 경우 미주 노선 29%, 유럽 노선 26%였다.
고유가 속에서 HMM의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율이 83%로 주요 해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도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 스크러버 장착 선박은 저유황유 대신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는데, 올해 1분기 싱가포르 기준 고유황유가 저유황유보다 톤(t)당 200달러 안팎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서는 500달러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또 운영 효율이 좋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이 크고, 장기간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한 점도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이 큰 이유로 꼽힌다.
HMM은 이에 힘입어 앞서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HMM은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냈다. 다만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으로 실적 경신 행진은 멈춰 설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MM이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조5331억원, 영업이익 2조68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분기보다 각각 7.8%, 14.8% 적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분기 평균 4851이었으나 2분기 현재 4210으로 13.2% 내렸다.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의 2분기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7834달러로 전 분기보다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유럽 노선의 평균운임은 19.4% 떨어진 TEU당 5992달러다. 특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8일 동안 집단 운송거부(총파업)에 돌입하면서 HMM도 600억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해운업계에선 하반기 실적이 물동량에 달렸다고 평가한다. 18주 연속 하락하던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달 20일 이후 소폭 반등한 것도 미주 서안을 중심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74만TEU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문제로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나섰는데, 경기 둔화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지가 올해 하반기 운임과 해운사 실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