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30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이 자회사 진에어(272450) 지분 전량을 다른 자회사인 대한항공(003490)에 매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 진에어,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이 합쳐진 통합 LCC(저비용항공사)를 대한항공 산하에 두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진에어 주식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주식 2866만5046주다. 지분율 54.91%에 달하는 규모다. 매각 규모는 약 6048억원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진에어(자회사)’에서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자회사)-진에어(손자회사)’가 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 출범한 통합 LCC를 준비하기 위한 단계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기자와 만나 “통합 LCC를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둘 것”이라며 “(통합 LCC를) 한진칼의 자회사로 두는 방향도 고려했지만,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대한항공 아래에 두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한진칼 재무 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한진칼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회사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1조원 넘게 불어난 상태다. 한진칼은 진에어 매각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진그룹은 항공계열사 수직계열화를 통해 중복노선 효율화와 연결편 강화 등 항공노선 네트워크의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재 도입·운영 효율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진에어 지분 매각은 한진그룹 동일 계열집단 내 지분 이동에 해당해, 현재 진행 중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과 관련한 해외 기업결합신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