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자동차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에도 2분기에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온은 전 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63% 가량 감소하지만, 1분기(2589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의 배터리 분쟁 합의금 등 1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3920억원이다. 삼성SDI는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2.02% 증가한 32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 외에 스마트폰·노트북·전동공구·소형가전 등에 사용하는 소형전지에서도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삼성SDI가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096770)에서 분사한 SK온은 전분기 대비 매출은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23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SK온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39.4% 증가한 1조259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743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098억원이었다.
적자 폭이 꾸준히 감소하고는 있지만, 2분기에도 유의미한 적자 감소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당초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장은 연내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수천억원 단위의 투자가 계속되는 데다 신규 공장 초기 가동 비용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의 글로벌 생산 기지가 순차적으로 생산에 돌입하면서 내년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연말 중국 옌청공장에 이어 2023년 1분기 미국 조지아 2공장, 2024년 중국 옌청 2공장과 헝가리 3공장, 2025년 포드(Ford)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공장이 각각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SK온은 20만대에 달하는 사전예약이 쏟아진 포드의 전기트럭 F-150 라이트닝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차량이 본격 출시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온이 오는 4분기에는 500억~600억원까지 적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연간 흑자 달성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내년에 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배터리 3사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할 때 시차를 두고 공급가에 원자재 가격을 인상·인하분을 반영할 수 있는 조항을 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기차 제조원가의 40%를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만큼,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모두 공급가에 반영할 경우 전기차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국내 배터리 3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배터리 부족 현상이 실적에 다소 영향을 주긴 하지만, 현재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글로벌 생산 기지를 풀가동할 정도로 수요는 충분하다"며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당분간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실적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