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이스타항공이 재운항 막바지 채비에 들어갔다. 현재 재직 직원의 60%가 복귀해 근무 중인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발급만 기다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보유 항공기를 3대에서 10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과거 인력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인원들의 재고용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전체 재직 인원 520명 가운데, 약 64%인 330여명이 출근하거나 운항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0여명은 아직 휴직 상태인데,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B737-800 여객기 3대가 추가 도입되면 휴직 인원들도 단계적으로 복귀시킬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사업 면허를 갖고 있지만, 아직 국토부로부터 AOC를 발급받지 못해 정식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AOC는 항공사가 운항을 시작하기 전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갖췄는지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일종의 안전 면허를 말한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5월 재무 사정 악화와 기업 매각 추진 등의 이유로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면서 AOC 효력을 상실했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말 국토교통부에 AOC 재발급을 신청했고, 최근 AOC 획득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했다. 기장의 탈출 명령에 전 승무원이 항공기 문을 열고 비상탈출용 슬라이드를 15초 안에 펼치는 시험이다. 지난 5월 3일 이뤄진 1차 시험에선 실패했으나, 이달 3일 이뤄진 2차 시험은 합격했다. 이제는 사실상 국토부 내부 결재만 남은 상황이며, 항공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 AOC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 발급과 함께 운항 정상화에 들어가면 올해 여객기를 최대 10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인원은 기재 6대에 필요한 인력 수준"이라며 "기재가 10대까지 늘어날 경우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재 1대당 통상 100명 안팎의 인원이 필요한 만큼, 기재가 늘어나고 운항까지 재개되면 해고 직원들의 재채용도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2020년 10월 회사 매각 과정에서 직원 600여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 발급이 이뤄지는 대로 김포~제주 등 국내선 노선뿐 아니라 국제선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최근 국토부로부터 청주~마닐라(필리핀) 노선의 주 760석 운수권을 획득한 바 있다. 그동안 접속이 불가능했던 홈페이지도 지난 4월 재개했다.
무소속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20년 7월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경영난이 겹치면서 작년 1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고, 지난 3월 회생 절차가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