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우리나라가 2020년 이후 2년 연속 대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8일 발표한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과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8%로 조사됐다. 국가 기준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2020년부터 대만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세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14.7%)에도 뒤졌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이 3D 낸드플래시를 검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특히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1.9%포인트 떨어져 중국의 10대 수입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겪은 미국의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폭(1.7%포인트)보다도 컸다. 같은 기간 아세안(2.4%포인트)과 대만(0.7%포인트)은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합성섬유 및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크실렌 등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다. 특히 중국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군에서 우리 제품의 비중이 2017년 20.5%에서 2021년 17.9%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만과 아세안의 점유율은 각각 5.6%포인트, 1.9%포인트 늘었다.

가동 단계별로는 중간재와 소비재 수출 부진이 중국 내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은 80% 이상이 중간재 수출이지만, 지난해 중국의 중간재 수입이 2017년보다 50.3% 증가하는 동안 한국산 중간재 수입은 2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우리나라 중간재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2.9%포인트 줄었다. 소비재 수입시장에서도 아세안, 미국, 독일 등에 밀려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3%대에 머물고 있다.

중국의 수입이 고위기술품목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 고위기술품목 수입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은 비메모리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고위기술 중간재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지만, 우리나라 고위기술 중간재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9년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에도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다.

무역협회는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전략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아린 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가 중간재 위주로 구성된 한국의 중국 수출에 장기적·구조적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의 점유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품목 다양화, 고부가가치 전략 품목 발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양허 협상 추진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