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타이어, 철강 등 산업계 전반에서 물류난이 현실화했다.
7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10% 수준으로 줄었다.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 유통기지는 화물연대가 차량 진입로를 막아 오전부터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의왕 유통기지에는 쌍용C&E, 한일시멘트(300720), 성신양회(004980), 아세아시멘트(183190), 한일현대시멘트(006390)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 사의 저장소가 몰려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이날 당진제철소를 비롯한 전국에서 제품 출하를 전면 중단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파업이 이어지면 하루 평균 4만(t) 이상의 제품을 출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 역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포항제철소의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t 가운데 2만t의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이날 오전 약 2만개가량의 타이어를 광양항 등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화물연대가 공장 정문을 막으면서 출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200여명이 정상 운행 차량의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도로점거를 시도했다. 조합원들은 이를 막아서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4명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붙잡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더 많은 현장에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장이나 주요 시설의 물류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망 불안 속에서 경기회복이 절실한 기업들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안전 운임제’를 유지·확대 시행할 것임을 요구하며 이번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토부는 전날부터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물류 방해나 점거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