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개선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 공장 화재와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한때 주가가 급락했으나 높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공격적 투자계획 등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배터리 시장은 정책과 기술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과 이미 부채 비율이 높아 향후 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에코프로비엠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스테이블(안정적)'에서 '포지티브(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장기신용등급은 BBB+로, 한 단계 올라갈 경우 A등급에 진입하게 된다. 기업의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회사채 발행이 보다 수월해지고 이자 등 금융비용도 낮아져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된다.

충북 청주 에코프로비엠 본사./에코프로비엠 제공

업계에서는 큰 이벤트만 없다면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에코프로비엠 등급 상향조정 검토 요인으로 ▲주력 제품의 안정적 실적 시현 및 생산능력 확대 ▲매출액 대비 EBIT(영업이익) 비율 9% 상회 ▲순차입금 의존도 15% 이하 유지 등을 꼽았다.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따라 양극재 판매량 역시 인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 대비 EBIT 비율은 작년 말 기준 8.6%로 9%에 근접한 상황이다. 순차입금 의존도가 작년 말 기준 32.9%라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최근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뀐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하이니켈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세계 점유율은 27.6%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전기차 확대가 2차전지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극재 시장은 전기차용으로 적합한 하이니켈계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는 타 소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니켈계 NCA,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주요 제품으로 하고 있어 향후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양호한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5개년 평균 7.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납품 단가에 이전해 이익변동성이 크지 않은 데다, 삼성SDI(006400)와 SK온 등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중단기적으로 매출· 이익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배경이다. 안정성 지표의 경우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이익도 늘어나 차입금 대응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2.9배다.

다만 지금의 높은 수익성 전망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에코프로비엠의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차전지 산업의 매우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책, 기술 발달 등에 따라 시장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다양한 기업의 진출로 경쟁강도가 심화되고 있고 투자부담도 높게 유지되는 등 다양한 수익성 하락 압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올 들어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배터리 가격이 올랐고, 이에 전기차 대중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수익성이 타격을 받을 경우 부채 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말 12만5000톤(t)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국내 23만t, 유럽 14만t, 북미 18만t 총 55만t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이 연간 약 50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 훼손 혹은 판가 하락에 따른 예상 매출 미달 시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타격을 받게 돼 추가 차입이 필요할 수 있는데, 현재 부채비율 139% 감안 시 추가 차입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현 수익성 유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