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신입 직원을 꾸준히 채용하는 영향도 있지만, 국내외 배터리 업체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문인력의 이직이 잦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임직원은 올해 1분기에 157명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임직원은 지난해에도 2000여명 증가했다. 3월 말 현재 임직원 수는 9721명으로 곧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근속연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기준 평균 근속연수는 7년1개월로 지난해 말(7년3개월) 대비 2개월 줄었다. 전년 동기(7년6개월)와 비교하면 5개월 감소했다.
삼성SDI의 1분기 말 직원 수는 지난해 말보다 294명 늘었다. 3월 말 기준 삼성SDI 전체 직원수는 1만1609명에 달한다. 삼성SDI 역시 근속연수는 감소 추세다. 1분기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사업부문의 근속연수는 남성 13년, 여성 9년 7개월이었다. 지난 해 말보다 남성은 2개월, 여성은 3개월 각각 줄었다. 전자재료 사업부문과 비교하면 남·여 근속연수 모두 2개월 짧다.
SK온의 경우 비상장사로 임직원 수와 근속연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096770)에서 분사할 당시 1500여명의 직원이 SK온으로 이동했다. 이후 올해까지 200~300여명의 배터리 인재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이 분사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 SK이노베이션 직원의 근속연수는 8년1개월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SK온이 분사한 후 SK이노베이션의 근속연수는 12년2개월로 49개월 늘었다. 당시 석유·화학부문(SK어스온)이 함께 분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배터리 부문 인력 유출이 SK이노베이션 전체 근속연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배터리 3사 직원의 근속연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은 그만큼 전문인력의 이직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배터리 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중국, 유럽 기업들도 치열한 인재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국내 배터리 인재에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하고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배터리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소재 관련 중견·중소기업들도 몸집을 키우면서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배터리 3사 임직원 여러 명이 한번에 중견 소재 기업으로 이직한 사례도 있었다.
한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이전에는 연구개발(R&D) 관련 직원 위주로 인재 쟁탈전이 많았는데, 최근엔 후선 조직이나 생산라인 직원까지 이직한다”며 “글로벌 배터리 기업이나 소재 기업들 모두 최소 5년 이상은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매일 풀 케파(Full Capa·생산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양)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부문이든 인력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