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12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脫)원전 백지화와 원전 10기 수출을 공약한 윤석열 정부는 사우디 원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1.4GW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전력(015760)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사우디 원전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수출한 UAE 바라카 원전 2호기./한국전력 제공

사우디 정부는 한국의 첫 원전 수출 사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운영과 가격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계약을 따낸 뒤 186억달러(약 22조원)에 한국형 원자로(APR1400) 4기를 준공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우디 원전 수주전을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수출이 전무했다. 문재인 정부 이후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입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폐기와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공약했다.

다만 사우디는 이란의 핵 개발을 견제하겠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거부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이유로 한국의 사우디 원전 수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따르면, 미국의 원자력 기술을 제공받은 나라는 우라늄 농축 등을 할 때 미국 정부와 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수출 모델인 APR1400은 미국 원천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것으로, 수출할 때 자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전은 사우디 정부로부터 원전 수주 참여 요청을 받았는지에 대해 “발주처와 한전의 비밀유지 계약에 근거해 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