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미국·헝가리 공장 증설 자금 마련 등을 위해 7000억원의 자금을 유동화 시장에서 조달했다. SK온은 현재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단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앞서 단기 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대출채권을 자산으로 총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이 주관사를 맡아 총 4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ABSTB를 발행했다.

SK온은 이들 증권사를 통해 대출 약정을 체결했고,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4곳의 SPC가 ABSTB를 발행하는 구조다. SPC는 ABSTB를 발행해 확보한 자금을 다시 SK온에 대출해준다. 사실상 증권사들이 유동화 시장을 통해 SK온에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증권사들이 매입 확약 등을 통해 유동화 증권의 신용도를 보강하기 때문에 기업은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SK온이 헝가리 코마롬에 건설한 유럽 2공장/SK온 제공

SK온은 그동안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적은 있으나, 매출채권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조~4조원 가량의 프리IPO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프리IPO는 지난 2월 예비입찰이 진행됐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과 KKR,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본입찰 적격후보로 선정됐다.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스텔라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PEF 운용사로 구성된 컨소시엄도 SK온에 1조원을 넘어서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온은 현재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늘리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 공장을 신·증설 중이다. 매년 수조원의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온이 대출채권 유동화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도 대규모 투자금을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