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미국 에너지솔루션 투자 사업에 진출한다. SK(034730)그룹 내에서는 SK E&S의 미국 자회사 패스키(PassKey)가 에너지솔루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 투자를 위한 투자법인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Energy Solution Holdings)'를 신설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1270억원 규모의 에너지솔루션홀딩스 지분 50%를 취득할 예정이다. 나머지 50% 지분은 제 3의 기업이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출자 방법과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나머지 50% 지분은 그룹사가 아닌 다른 투자자가 투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를 통해 자사 포트폴리오에 맞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투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미국 친환경 분야 투자를 위한 법인 설립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이사회가 법인 설립 안건에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SK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배터리 부문(SK온)과 정유·화학 부문(SK어스온)을 물적분할하고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30년까지 미국에서 520억달러를 투자하고, 이 중 절반 가량을 친환경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SK E&S도 지난해 11월 말 미국 자회사 패스키를 통해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패스키는 SK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이끄는 조직이다.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겸 SK온 대표이사가 최근 패스키 등기이사로 합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도 올해 초부터 미국 투자법인 SK.INC USA(가칭)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포트폴리오 중복 우려에도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함께 진출하는 것은 SK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의 일환이다. SK그룹은 그동안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면서도 각 계열사가 동시에 추진하는 미래 성장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분사와 합병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SK그룹에서 SK E&S, SK에코플랜트, SK가스(018670)가 각자 수소 산업에 뛰어든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미래 성장사업에 투자하고 그 중 가장 성과가 좋은 기업을 밀어주는 전통이 있다"며 "각 계열사 역량에 맞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투자를 하면 성공 확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