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25일 “세상은 급변하고 있지만,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참 답답하다”며 “이번 정부가 규제를 화끈하게 풀어야, 젊고 혁신적인 기업을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용산 대통령실 잔디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중소기업계 대표, 대기업 총수 등 5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2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 무대에 올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33회째를 맞은 중소기업인 대회는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용산)에서 열린 첫 행사다.

그는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 규제를 첫손에 꼽았다. 이어 “오래된 중소기업들을 보면 70대 이상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1만명이 넘어섰다”며 “가업승계가 어렵다 보니 기업들은 점점 늙어가고 혁신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기업승계 제도를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성장의 대가를 공정하게 나눠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성과를 공유해 격차를 줄여야, 중소기업도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연구·개발(R&D)에도 투자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기업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처 장관이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와야 한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주무부처인)이영 중기부 장관은 물론이고, 추경호 부총리와 이정식 고용부 장관, 이종욱 조달청장이 취임 초부터 중소기업 현장을 찾았다”며 “아직 안 오신 장관님들은 빠른 시일 내 중소기업을 찾아 달라. 현장과 더 자주 소통해야 기업들도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를 대표해 중소기업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미래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만,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수축사회, 인간과 AI(인공지능)가 공존하는 시대가 된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면서 “우리 중소기업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자유와 시장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이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행사에서는 중소기업인 대회 최초로 5대 대기업 총수가 참여해 대·중소기업 간 공정·상생을 통한 한국경제 재도약 다짐식을 가졌다. 주요 중소·벤처기업 단체장과 삼성전자(005930), SK(034730), 현대차(005380), LG(003550), 롯데 등 5대 대기업 총수가 함께 핸드 프린팅을 진행했다. 이들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공정과 상생을 통해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모범중소기업인, 모범근로자, 육성공로자, 우수단체에 금탑산업훈장 등 총 93점 규모로 정부 포상도 수여됐다. 금탑산업훈장은 주보원 삼흥열처리 대표, 김동우 신우콘크리트산업㈜ 대표가 안았다. 열처리 분야에 35년간 매진한 주 대표는 국내 단조품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등 뿌리제조업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 받았다. 김 대표는 농수로 관리 등 농토목용 콘크리트 배수관 도입부터 고속철도 선로에 적용되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콘크리트 제조업에 공헌한 바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금은 앞으로 5년 안에 세계 일류국가로 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면서 “중소·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이 한국경제의 당당한 주역으로 발돋움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중기부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