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034730)그룹 수석 부회장 겸 SK온 대표이사가 최근 SK E&S의 미국법인 '패스키(PassKey)'에 합류했다. 패스키는 SK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이끄는 조직이다. 패스키에 최 수석 부회장까지 합류하면서 그룹의 북미 에너지 투자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수석 부회장은 최근 패스키에 등기이사로 합류했다. 패스키는 SK E&S의 미국 법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조직으로, 지난해 11월 말 미국 내 에너지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됐다.

SK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유정준 부회장이 패스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패스키는 올 들어 재무, 배터리, 에너지저장치(ESS)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임원으로 대거 선임하면서 조직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 수석 부회장까지 합류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급부상했다. 패스키가 SK그룹 북미 에너지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겸 SK온 공동대표./SK그룹 제공

최근 SK그룹은 북미 에너지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 E&S는 지난 10일 미국 대표 에너지 기업과 함께 북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미국 중서부 지역 5개주,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최대 1200만톤(t)까지 포집·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북미 농·축산업 투자 전문 기업인 써밋, 미국 최대 석유·가스 기업 중 하나인 컨티넨탈 리소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이 참여했다.

지난 3월에는 전기차 충전 기업 '에버차지'를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그리드솔루션 기업인 'KCE(Key Capture Energy)'를 인수하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인 '레브 리뉴어블스(Rev Renewables)'에도 투자했다.

최 수석 부회장은 지난달 초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미국 수소기업 모놀리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에는 유 부회장도 동석했다. 구체적인 방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SK가 모놀리스와 미국 현지에서 수소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최 수석 부회장은 패스키 등기이사를 맡은 뒤였다.

최 수석 부회장이 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패스키를 통한 현지 배터리 관련 기업 투자 가능성도 있다. SK온은 최근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성욱 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굵직한 국경 간 거래(크로스보더 딜·Cross-border deal)에서 법률자문을 담당했다. 오비맥주 매각, 더블유게임즈(192080)의 상장과 미국 게임사 '더블다운인터랙티브' 인수,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합병 등에 법률 자문으로 활약했다.

SK온은 기업공개(IPO) 및 자금조달을 위한 인재영입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관련 기업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JV) 설립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약 3조~3조5000억원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도 진행 중이다.

SK㈜는 올해 초 미국 투자법인 SK.INC USA(가칭)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인데 패스키가 그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