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철강사들이 원자잿값을 지렛대 삼아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데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이 1년 새 2배 넘게 늘어났다. 2분기에도 철강재 가격이 고공행진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 상장된 철강사 41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1.6% 증가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460860), 세아제강(306200) 등 대형 철강사와 그 계열사를 제외해도 실적이 강세를 보였다. 분기 매출 5000억원 미만 중소 철강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11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손민균

철근업체의 영업이익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대한제강(084010)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 3429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73.7%, 영업이익은 335.3%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t당 90만원이었던 철근이 올해 1분기 평균 107만7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대한제강이 지난해 인수한 YK스틸 역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배 늘었다. 한국철강(104700) 역시 1년 새 매출은 77.6% 늘어난 2409억원, 영업이익은 318.5% 증가한 2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TCC스틸(002710)이었다. TCC스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6.5% 증가한 1166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배 늘어난 94억원이었다. TCC스틸은 주석도금강판, 니켈도금강판, 전기동도금강판 등 표면처리강판을 만든다. 원자재비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TCC스틸의 원재료인 원판 등은 올해 1분기 톤(t)당 139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3.9% 올랐지만, 같은 기간 제품 가격은 평균 t당 195만9000원으로 38.8% 상승했다.

유정용 강관 등을 생산하는 휴스틸(005010)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71.1% 늘면서 186억원으로 나타났다. 와이어 등 선재를 만드는 동일제강(002690)고려제강(002240)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97%, 82.6% 증가했다.

철스크랩(고철)이 1차 용해돼 출강되고 있다. /대한제강 홈페이지 캡처

철강 가공·판매·유통사들은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경남스틸(039240)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뛰었다. 같은 기간 부국철강(026940)삼현철강(017480) 등도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대동스틸(048470)대창스틸(140520), 금강철강(053260), 문배철강(008420) 등은 모두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철강 가공·판매·유통사는 포스코 같은 제강사에서 생산한 코일형태의 강판을 수요자가 원하는 규격이나 형태로 전단·절단해 공급하는데, 영업 능력에 따라 마진이 차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재 가격은 2분기에도 강세여서 중소 철강사들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열연강판 가격은 이달 현재 유통가 기준 t당 136만원, 철근 가격은 t당 119만5000원으로 1분기 말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철광석과 철스크랩(고철) 가격 모두 꺾여 하반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내린다고 바로 제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인상 등으로 하반기 경제 상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