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전국 주유소 10곳 중 6곳에선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거나 똑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L)당 1946.65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인 1945.88원보다 0.77원 더 높다.

5월 11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뉴스1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5.19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경유 가격도 2008년 7월(1947.8원)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오피넷에 공시된 1만1040개 주유소 가운데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주유소는 총 4859개(44%)였다. 경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같은 곳은 2060곳(18.7%)이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배경에는 국제 경유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빠른 데 있다. 5월 첫째주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배럴(158.9리터)당 163.1달러로, 올해 1월 첫째주(91.9달러) 대비 약 77.5% 증가했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당 91.2달러에서 137달러로 약 50.2% 올랐다.

정부가 이달 1일부터 유류세를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 상승세를 멈추진 못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확대 후 사흘간 소폭 내렸다가 4일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30% 정률로 인하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 줄었는데,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큰 탓에 경유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유통 과정에서 정유사들이 마진(중간 이윤)을 과도하게 부과한 영향도 원인으로 꼽힌다. 시민단체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지난달 국제 가격이 1원 오를 때 국내 경유 판매 가격은 3.75원, 휘발유 판매 가격은 3.18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